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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객(天涯客)/무료분

15장 술집

유피삐 2021. 9. 5. 15:23

"주인님, 사람이 훼손된 겨우 자신을 보기 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죠?" 모르는 것이 생기면 물어보는 고상이었다.

 

온객행이 느릿하게 말했다. "사람이 아무리 아름답고 못생겨도 이목구비가 천성적으로 형성되어 자연히 조화로운 운율이 있고, 손발을 움직이게 될 것이고, 천의무봉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이 아름다워진다면 다름 사람들이 두 눈을 많이 보면 오히려 결점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닌가?"

 

세 사람이 함께 거리를 걷고 있는데, 마침 정오여서 거리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자서는 잠자코 집에 도착한 후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귀머거리인 척 벙어리인 척 그들이 토론하도록 내버려 두었고 온객행이 가끔씩 도둑놈처럼 그를 훔쳐보았다.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자 온객행을 힐끔 보았다. 이 사람은 생각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온객행은 자신이 주목을 받자 점점 미쳐서 쉬지 않고 말했다. "이 수용성 술은 수단과 수법이 다르고 물감으로 바르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교묘하고 약간 불균형이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어. 또 얼굴에 인두겁 탈을 씌는 게 더 낫고 만약에 용이한 사람이 수단이 뛰어나면 가짜로 진실을 어지럽히는 효과를 볼 수 있어." 그는 생각에 잠긴 듯 주자서를 쳐다보았다.

 

고상은 바로 실천정신을 가지고 손을 뻗어 주자서의 느긋한 얼굴을 만졌고 그녀의 손은 부드럽고 소매에서 소녀 특유의 싱그럽고 고요한 향이 풍겨 주자서는 피하지 않고 방글방글 웃으며 만져보았고 누가 누구의 이득을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뭘 만졌어?"

 

고상은 매우 의심스러운 듯 고개를 저으며 의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온객행을 바라보며 말했다. "주인님, 저는 아직도 진짜처럼 느껴지는데요."

 

온객행이 말했다. "그는 인두겁을 쓴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 물건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오래 쓰고 있으면 벗어서 환기할 시간이 있을 텐데 내가 그를 오랫동안 쫓아다녔던 것은 그가 인겁을 벗는지 아닌지를 보기 위해서야."

 

그러자 고상은 숭배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주인님, 당신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미인과 보내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셨어요."

 

온객행은 주자서를 가리키면 말했다. "그가 미인이라면 잠시도 낭비하지 않는 거야."

 

주자서는 생각하더니 결국 자신이 더 이상 이렇게 침묵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물었다. "너랑 내가 언제 멋대로 놀았지?"

 

온객행이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꼭 그럴 거야."

 

그는 말하면서 손을 뻗어 주자서의 편안한 얼굴을 만졌다. "난 그날 니 어깨를 만졌는데 얼굴의 피부 질감과 느낌이 달랐어. 음........."

 

주자서가 뒤로 피하면서 그의 손을 밀었다. 온객행이 눈썹 추켜올리자 다소 불쾌해하며, 고상을 가리키며 물었다.

 

"왜 얘는 만져도 돼?"

 

주자서는 누더기가 된 소매를 정성껏 정리하면서 말했다. "너도 그녀처럼 생긴다면 말할 필요도 없어. 다 벗었으니 마음대로 만져도 돼."

 

고상은 원래 주자서가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염치없는 그녀의 주인을 만난 것은 팔 평생의 피비린내 나는 불운이었고 속으로 묵묵히 그를 동정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자 이 두 사람을 정말 쌍놈과 녹두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부류의 물건은 정말 그의 어머니와 잘 어울렸다.

 

크게는 이제부터 함께 어울려서 내부적으로 싸움을 벌이며 에너지를 소모하고 인간 세상에 해를 끼치는 것을 절약할 수 있었다.

 

온객행은 고개를 돌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고상을 훑어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상아, 꺼져라."

 

고상은 '아'하고 아무 죄 없는 눈만 깜박거렸다. "주인님 제가 어디로 꺼져요?"

 

온객행이 뒷짐을 지고 서서 한 번도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 "하늘은 크고 땅은 넓으니 동정을 제외하고 너는 어느 곳으로 꺼지고 싶은지 네가 원하는 곳으로 꺼져."

 

고상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있다가 갑자기 입에서 한 마디 내뱉으며 물었다. "주인님 혹시 노비의 초를 먹은 거 아닌가요?"

 

온객행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고, 고상은 선여류로 자기 뺨을 한 대 쳤다. "퉤퉤, 입이 싸고 말만 많았어, 네가 굳이 진실을 말하다니 너는 굳이......"

 

온객행이 말했다. "아상." 

 

"어" 하고 고상은 몸을 돌려 걸어가면서 말했다. "이제 꺼져요 곧 꺼져요. 주인님 안심하세요. 노비는 반드시 멀리 꺼질 겁니다. 이 세상에는 다리가 셋 달린 개구리는 찾을 수 없고, 다리 둘인 남자가 적습니까? 노비는 곰 심장과 표범 쓸개를 먹고도 주인님에게 감히 남자를 빼앗지 못합니다. 두 분 모두 절대 사양하지 마시고 자기 편한 대로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중얼거리면서 정말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었다. 

 

주자서는 그 뜻깊은 '동정을 제외하고'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시끄럽게 떠드는 주종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고상이 먼저 발걸음을 옮기고 나서야 온객행은 갑자기 얼굴을 바꾼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헛기침을 하며 청하는 손짓을 했다. "주형, 식사라도 같이 할 수 있을까?"

 

주자서는 어차피 안된다고 해도 이 사람은 개가죽 고약처럼 따라다니니, 차라리 승낙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고 밥값을 절약할 수 있으니 흔쾌히 허락했다.

 

온객행이 싱글벙글 웃으며 길을 안내하자 주자서는 속으로 묵묵히 반성하였다. 궁정에서 사람도 귀신도 아닌 날들은 이미 전생의 일과 같았고, 그때 그는 금포를 입고 매화가 만개한 신비한 곳에 살면서 살인 방화 행각을 벌였으며, 비록 금수였지만, 그러나 역시 금수였다.

 

언제 이렇게 뻔뻔해졌지?

 

그는 온객행의 뒷모습을 보고 틀림없이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고 생각했다.

近墨者黑 : 나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나쁜 버릇에 물들기 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람들이 술집에 올라가면 이미 배고프지 않은 시간이고, 음식이 나오면 아무 말 없이 젓가락질만 하고 단지 한 입 덜 먹을까 봐 두려워했다. 어쩌다 젓가락이 부딪히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듯, 네가 나에게 닭 한 점만 네가 이기고 내가 너에게 팔꿈치 반개를 이겼다.

 

이 두 사람은 줄곧 음식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사람도 먹지 않고 한 사람도 빼앗지 않고 멀쩡한 식탁에 칼을 빼들고 칼날과 검의 그림자가 번득이며 숙연한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

 

한판을 채우고도 다음 판을 아직 올리지 않아서 온객행은 이제야 시간을 내서 주자서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적수끼리 만나니 역시 밥도 맛있네."

 

주자서는 그를 경멸하듯 쳐다보더니 네가 닭 띠냐, 오로지 한 구유에서 음식을 뺏어 먹기를 원하냐고 속으로 말했다.

 

바로 이때, 갑자기 아래층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고 그 어린 둘째가 큰 소리로 비꼬는 말만 들었다. "이 도령, 제가 보기엔 당신의 말투와 옷차림이 저속하지는 않은데 어찌하여 공짜 밥을 먹고 싶어 하십니까? 글재주로 보답하더니 십중팔구 책을 보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셨겠지요? 당신은 어느 왕조의 명가이며, 지금 어느 과의 장원랑이십니까? 먹물을 갚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와하고 웃으며 온객행이 머리를 숙이고 아래를 살펴보고는 갑자기 턱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청초한 미인인가....."

 

주자서는 그의 시선을 따라 내려다보니 한 청년이 얼굴을 붉히고 거기에 서 있었다. 짙은 청색의 두루마기를 입고 허리에는 단소 한 자루가 달려있었다. 그의 옷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재료 사용에 신경을 많이 썼고, 허리춤의 옥소도 품질이 아주 좋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자서는 그 사람의 차림새가 의외로 익숙하다는 것만 알고 가볍게 웃었다.

 

온객행이 물었다. "왜 웃어?"

 

주자서가 말했다. "보기에 그는 겉으로는 남의 이목을 끌려고 하지 않았지만 너무 소복한 차림새가 오히려 옛 친우를 생각나게 만들어서."

 

말하던 중,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던 그 청년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그들을 스쳐 지나가자 주자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사람은 바로 경성 제일의 부잣집 도련님이시니, 평생 놀고 마시면서 여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이런 망연자실한 적이 있었겠는가? 발끝으로 온객행을 차며 말했다. "온선인, 덕을 쌓고 선을 행할 기회가 왔어."

 

온객행은 본래 그의 표정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넋을 잃고는 손을 품에 안았다. "응, 그래야지 미인이 어려운 일에 처했는데 도와주는 건 당연하지....... 응?"

 

그는 품속을 더듬어보더니 갑자기 안색이 이상해졌다. "주형."

 

"오?"

 

"그래도 이 덕을 쌓고 선을 행할 기회를 너에게 양보하는 게 낫지 않을까?" 온객행은 멋쩍은 듯 웃었다. "다음 생에 덕을 많이 쌓을 만큼 쌓았으니 형님의 기회를 뺏을 필요는 없겠지만......."

 

주자서가 빙그레 웃으며 그를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온객행이 한숨을 쉬고 어깨가 무너져 내렸다. "방금 길거리에서 준수한 남자가 발에 걸려서 밑에서 손을 뻗어 나를 붙들고 웃었는데..... 쯧쯧 경본가인(卿本佳人)이 어찌하여 도둑질을 하겠어?"

 

주자서는 눈썹을 추켜올리고 자신이 조금 더 뻔뻔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눈앞에 있는 이 사람에게 질 수는 없었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온객행의 소매를 잡아당겨 자신의 손을 닦은 후 품 속에서 은 하나를 더듬어 가볍게 던졌는데 마침 말을 하면 할수록 격식에서 벗어난 둘째의 머리 위에 던졌다. 둘째는 갑자기 맞아서 욕을 하려고 했는데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자신의 두피와 스킨십을 한 것이 하얀색 원보라는 사실을 알고 금방 화를 냈다.

 

주자서가 느긋하게 말하는 소리만 들렸다. "그 도련님 계산을 제 셈에 맡기겠습니다."

 

둘째는 은을 받고는 할 말이 없어 고개를 굽히고 가니 그 짙은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이 감격한 듯 주자서를 한 번 바라보더니 직접 위층으로 올라가서 감사를 표했다.

 

주자서는 탁자의 빈 테이블을 가리키며, 온객행에게 말을 재촉했다. "그를 구해준 것은 내 몫이고, 이번에는 네 것이야, 나중에 기억해 나한테 은냥 세 냥 빚졌어."

 

온객행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밥 값은 내 몸으로 갚는 게 어떨까?"

 

주자서는 차분하게 웃었다.

 

"미안하지만, 내가 비위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그 짙은 청색 도포를 입은 청년은 이미 위층으로 올라왔는데 두 짐승은 동시에 귀신 웃음을 거두어, 마치 '길바닥에서 불의에 칼을 빼들고 도와준다'는 호걸 군자의 얼굴을 보였다. 그 두루마기 청년은 읍하는 것을 보았다. "저는 조울녕이라고 합니다. 두 분이 의로운 마음으로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절을 받으세요."

 

온객행과 주자서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조공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 의미심장하게 눈을 마주쳤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주자서가 먼저 헛기침을 하고 눈을 돌려 조울녕에게 말했다. "조공자 앉으세요, 저는 주서, 이 분은......"

 

"온객행." 온객행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다소 먼 곳에 조용히 앉아 가볍게 웃는 모습이 마치 진지한 사람 같았다.

 

조울녕은 감사를 한 번 드리고 사양하지 않고 앉았다. 그는 바로 청풍검파의 관문 제자로 처음으로 강호에 나와 떠돌다가 사숙과 헤어졌고 또 언제 도둑이 들어왔는지 이렇게 난처한 상황이 생겼다. 마침 주자서를 만나 곤경에서 구제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의리가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을 뿐 그의 얼굴이 누렇고 여윈 얼굴까지 눈에 띄었다.

 

주자서는 팔짱을 끼고 말을 하는 버릇이 있는데 온객행 외의 정상인을 만나면 여유로워 몇 마디의 말솜씨로 조울녕은 첫 만남에 오랜 친구처럼 느껴져서 말문을 툭툭 열었다. "저는 사숙과 함께 동정(洞庭) 대회에 갔었는데 며칠 전 조 씨 집안을 지날 때 그곳에서 일이 생겼다고 들었고, 그 노인은 조대협과 오랜 전에 친분이 두터워 저더러 먼저 동정에 가라고 하셔서 고숭고 대협에게 뒤늦게 죄를 고했고...."

 

"동정대회요?" 주자서는 깜짝 놀랐다.

 

"바로" 조울녕이 설명했다. "주형은 강남 장 씨 멸문 소설을 들어본 적이 있는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태산 장문의 불명예스러운 죽음으로 문하 3대 고수들이 하룻밤 사이에 모두 조난을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죽음과 장 씨 집안사람은 매우 닮았고 그 집안의 작은 공자는 살아남았고 지금은 조 씨 집안에 있습니다. 조대협의 비호 아래 직접 지목한 범인은 바로 청죽령의 악귀들입니다. 동정대회는 바로 고숭대협이 산하령을 내려, 천하 영웅의 힘을 모아 귀곡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주자서는 의식적으로 온객행을 한 번 보았고 그가 매우 흥이 난 것을 보고 입을 열어 물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조울녕이 말했다. "분명한 것은, 저와 사숙은 제 스승의 명을 받들어 산에서 동정대회에 참가하러 내려왔습니다."

 

이 녀석이 과연 처음으로 산을 내려와서 물어보기만 하면 묻지도 않고 말한다.

 

온객행이 하는 말을 들었다. "주형, 당신은 덕을 쌓고 선행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어? 차라리 이 동생과 한 번 더 걷는 것이 낫겠어. 권선징악하는 일은 대덕이야."

 

주자서는 고개를 숙이고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눈을 내리깔고 있어 온객행의 계획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조울녕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좋은 사람은 권선징악의 일이고 대덕이다 온 형은 말을 잘하네요. 제가 보기엔 두 분이 의리가 곧고 아우와 마음이 잘 맞아서 차라리 동생과 함께 동정에 가는 것이 어떤가요?"

 

쯧쯧, 이 바보 같은 녀석.

 

온객행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정말 갈망하던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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